[GTX 교통혁명-①]
파주市, 버스노선 확대...12개 노선·83대 역사 경유
법원읍·적성면 등 PBRT 운영...주민 불편 줄여
역사 지하1층 환승센터 구축...하차 후 곧장 대합실
사선주차면 설계...버스 이용객 승하차 시간 최소화
'GTX-A 운정중앙~서울' 구간이 개통 60일 만에 누적승객 200만 명을 넘기며 교통혁명으로 주목받고 있다. 파주에서 서울까지 이동하는 데 단 22분. 삶의 풍경을 180도 바꾼 GTX 흥행 비결은 무엇인지 짚어보고, GTX 운영과 기술, 향후 과제를 다뤄본다. / 편집자주
11일 경기 파주시 운정중앙역 GTX-A 서울역 방면 승강장에서 시민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2025.3.11 / 철도경제
"매일 출퇴근 시간대 1만 명이 운정중앙역에서 환승합니다. 역까지 가는 시간 어떻게든 줄여야죠."
11일 오후 파주시청에서 만난 박대현 버스정책과 노선관리팀장은 GTX-A 운정중앙역 버스환승센터 도면을 가리키며 이 같이 말했다.
지난해 12월 28일 개통한 'GTX-A 운정중앙~서울' 구간은 개통 60일 만에 누적 승객 219만 명을 넘기면서 흥행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일평균 이용객 수는 평일 4만 1755명, 예측수요 대비 83%가 넘는 인원이다.
무엇보다 파주시 등 경기 북부 지역의 서울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는 반응이다.
파주 운정중앙역에서 서울역까지 이동시간은 약 22분. 기존 경의중앙선 운정~서울역 간 이동시간이 46분, 버스를 이용하면 한 시간 넘게 소요됐던 것과 비교했을 때 큰 변화다.
철도노선 이용수요가 단순히 이동시간과 속도로만 결정되는게 아니다. 역사 접근성과 연계교통 환승 등 이용 편의성도 중요한 요소다.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시종착하는 GTX-A의 흥행 공신들도 여기 있다. 운정중앙역 접근성을 높인 파주시 버스 연계교통과 역사 지하 1층 버스환승센터다.
버스 83대 운정중앙역 경유...PBRT도 지원사격
GTX-A 운정중앙역 1번 출구. 2025.3.11 / 철도경제
시는 지난해 7월 GTX-A 개통에 앞서 버스 노선을 대폭 확대 개편했다.
운정·금촌권 등 주거지와 운정중앙역 간 연계교통망을 구축해 역사 접근성을 높이고, 서울로 질주하는 GTX-A 효과를 극대화하겠단 것.
총 12개 노선, 83대 버스가 운정중앙역을 경유한다. 기존 대비 5개 노선·34대가 신설되고, 7개 노선·49대가 변경 및 증차된 규모다.
운정권에서만 2개 노선이 신설되고 28대가 증차됐다. 법원읍·적성면 등 운정중앙역과 떨어진 지역에선 파주형 간선급행 시내버스(PBRT) 2개 노선·9대를 운영해 주민 불편을 줄였다.
11일 파주시청에서 만난 천유경 도로교통국장은 "개통 2년 전부터 버스 노선 개편을 준비했다"며 "2000건 정도 되는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100억 원가량의 시비를 투입해서 지금의 대중교통 서비스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읍면별로 운정중앙역을 갈 수 있게끔 설계했다"며 "아직 대규모 증차 계획은 없지만, 6개월 정도 지켜보면서 수요가 많은 곳을 파악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GTX 중심 버스노선 개편 광고를 부착한 파주시 081번 마을버스. 2025.3.11 / 철도경제
각 노선의 배차간격은 운정권 10분·금촌권 15분·그 외 지역 40분. 도착시간은 각각 15분·30분, 그 외 지역 50~60분 수준이다. 그렇다 보니 운정중앙역에는 여러 노선의 버스들이 2~3분마다 수시로 드나든다.
연계교통의 효과는 실제로도 체감할 수 있었다.
같은날 아침 7시 20분, 운정신도시 한울도서관 앞 버스 정거장. 쌀쌀한 날씨에 외투를 여민 사람들이 모였다.
운정중앙역으로 가는 076번 마을버스가 막 지나갔지만, 긴 기다림은 없었다. 몇 분 뒤 같은 방향으로 가는 081번 마을버스가 정거장으로 왔기 때문이다. 미처 타지 못한 이들은 뒤이어 오는 075번, 077번 마을버스를 기다리면 됐다.
081번 버스를 타고 6~7분가량 이동하자 GTX-A 운정중앙역이 보였다.
버스는 지상 출입구가 아닌 아래 굴다리로 들어가 버스환승센터 스크린도어 앞에 정차했다. 하차한 승객들은 스크린도어 건너편 실내로 들어갔다. 그곳이 역사 지하 1층 대합실이었다.
GTX-A 운정중앙역 지하 1층 버스환승센터 입구. 2025.3.11 / 철도경제
"하차했더니 대합실"...혼잡 볼 수 없었던 '환승센터'
연계교통이 잘 구축돼도 환승시간이 오래 걸리면 효과는 반감된다. 촉각을 다투는 출근시간대에 특히 변수다.
GTX-A 운정중앙역은 환승의 '정석'이었다.
지상 1층·지하 9층 규모 운정중앙역의 지하 1층 대합실에는 버스환승센터가 구축돼 있다. 파주시 버스는 지상 1·2번 출입구 인근이 아닌 이곳에 정차한다. 승객들은 버스에서 내려 곧장 대합실을 통해 지하 9층 승강장으로 갈 수 있다.
아침 출근시간대 방문한 환승센터는 조용했다. 버스가 한 대씩 사선으로 보도블럭에 접근했다. 승객이 승하차한 뒤 체증 없이 굴다리 밖으로 빠져 나갔다.
파주시청에 따르면, 매일 출퇴근 시간대 운정중앙역에서 환승하는 버스 이용객은 평균 1만 명. 그럼에도 버스 간 동선이 엉키거나 승하차가 지연되는 장면은 볼 수 없었다.
운정중앙역 버스환승센터 주차면 개선도. / 사진=파주시청
이유는 버스 주차면의 '각도'에 있었다. 운정중앙역 환승센터는 일반적인 '평행주차면'이 아닌 '사선주차면'으로 설계됐다.
차체를 약간 꺾어 들어오는 사선주차면은 평행주차면보다 회전반경이 작다. 그만큼 도착 후 다시 출발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버스 회전율도 빨라진다. 승객 대기시간 역시 줄어든다.
운정중앙역 환승센터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재원을 마련해 지었고, 파주시 산하 파주도시관광공사에서 운영한다. 당초 LH에선 주차면을 평행으로 설계했으나, 시에서 사선으로 변경했다.
환승센터 내 버스 도착간격이 평균 77초인데 한 대당 대기시간은 82~103초인 점을 고려했을 때, 혼잡 방지를 위해선 도착·출발 시간을 상대적으로 줄이는 사선주차면이 적합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박대현 노선관리팀장은 "버스가 들어오는 시간을 따져 봤을 때, 출퇴근 시간에 대기시간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며 "이를 예방하려면 평행 주차보다는 사선 주차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선주차면에선 버스가 꺾어서 들어왔다가 바로 나갈 수 있다"며 "주민들이 환승하고, 버스가 출발하는 데 더 편리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운정중앙역에서 출발한 GTX-A 열차 내부. 2025.3.11 / 철도경제
파주 이용객 '만족'..."출퇴근 시간 절반 줄어"
빠른 이동시간과 함께 운정중앙역 연계교통·환승편의까지 갖춰지면서, GTX-A 파주시 이용객 만족도는 높은 분위기다.
11일 오전 7시 40분 운정중앙역 승강장에서 만난 이 모씨는 "운정신도시에서 버스를 타고 운정중앙역으로 왔다"며 "서울 을지로입구로 출근하는데, GTX-A 개통 전에는 왕복 3시간 반 정도 걸렸던 출퇴근 시간이 이제 2시간도 안 걸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덕분에 시간도 많아지고 잠도 좀 더 잘 수 있어서 체력적인 부담이나 스트레스가 덜 하다"고 반색했다.
한편, 올해 초 파주시에서 시민 261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1.2%가 GTX-A 이용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출퇴근 목적으로 GTX-A를 이용한다고 답한 비율은 44.8%인 971명이었다. 이 중 49.6%는 주 5회 이용한다고 답했으며, 주 7회 이상 이용도 10%가 넘었다.
[GTX 교통혁명-①]
파주市, 버스노선 확대...12개 노선·83대 역사 경유
법원읍·적성면 등 PBRT 운영...주민 불편 줄여
역사 지하1층 환승센터 구축...하차 후 곧장 대합실
사선주차면 설계...버스 이용객 승하차 시간 최소화
'GTX-A 운정중앙~서울' 구간이 개통 60일 만에 누적승객 200만 명을 넘기며 교통혁명으로 주목받고 있다. 파주에서 서울까지 이동하는 데 단 22분. 삶의 풍경을 180도 바꾼 GTX 흥행 비결은 무엇인지 짚어보고, GTX 운영과 기술, 향후 과제를 다뤄본다. / 편집자주
"매일 출퇴근 시간대 1만 명이 운정중앙역에서 환승합니다. 역까지 가는 시간 어떻게든 줄여야죠."
11일 오후 파주시청에서 만난 박대현 버스정책과 노선관리팀장은 GTX-A 운정중앙역 버스환승센터 도면을 가리키며 이 같이 말했다.
지난해 12월 28일 개통한 'GTX-A 운정중앙~서울' 구간은 개통 60일 만에 누적 승객 219만 명을 넘기면서 흥행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일평균 이용객 수는 평일 4만 1755명, 예측수요 대비 83%가 넘는 인원이다.
무엇보다 파주시 등 경기 북부 지역의 서울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는 반응이다.
파주 운정중앙역에서 서울역까지 이동시간은 약 22분. 기존 경의중앙선 운정~서울역 간 이동시간이 46분, 버스를 이용하면 한 시간 넘게 소요됐던 것과 비교했을 때 큰 변화다.
철도노선 이용수요가 단순히 이동시간과 속도로만 결정되는게 아니다. 역사 접근성과 연계교통 환승 등 이용 편의성도 중요한 요소다.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시종착하는 GTX-A의 흥행 공신들도 여기 있다. 운정중앙역 접근성을 높인 파주시 버스 연계교통과 역사 지하 1층 버스환승센터다.
버스 83대 운정중앙역 경유...PBRT도 지원사격
시는 지난해 7월 GTX-A 개통에 앞서 버스 노선을 대폭 확대 개편했다.
운정·금촌권 등 주거지와 운정중앙역 간 연계교통망을 구축해 역사 접근성을 높이고, 서울로 질주하는 GTX-A 효과를 극대화하겠단 것.
총 12개 노선, 83대 버스가 운정중앙역을 경유한다. 기존 대비 5개 노선·34대가 신설되고, 7개 노선·49대가 변경 및 증차된 규모다.
운정권에서만 2개 노선이 신설되고 28대가 증차됐다. 법원읍·적성면 등 운정중앙역과 떨어진 지역에선 파주형 간선급행 시내버스(PBRT) 2개 노선·9대를 운영해 주민 불편을 줄였다.
11일 파주시청에서 만난 천유경 도로교통국장은 "개통 2년 전부터 버스 노선 개편을 준비했다"며 "2000건 정도 되는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100억 원가량의 시비를 투입해서 지금의 대중교통 서비스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읍면별로 운정중앙역을 갈 수 있게끔 설계했다"며 "아직 대규모 증차 계획은 없지만, 6개월 정도 지켜보면서 수요가 많은 곳을 파악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각 노선의 배차간격은 운정권 10분·금촌권 15분·그 외 지역 40분. 도착시간은 각각 15분·30분, 그 외 지역 50~60분 수준이다. 그렇다 보니 운정중앙역에는 여러 노선의 버스들이 2~3분마다 수시로 드나든다.
연계교통의 효과는 실제로도 체감할 수 있었다.
같은날 아침 7시 20분, 운정신도시 한울도서관 앞 버스 정거장. 쌀쌀한 날씨에 외투를 여민 사람들이 모였다.
운정중앙역으로 가는 076번 마을버스가 막 지나갔지만, 긴 기다림은 없었다. 몇 분 뒤 같은 방향으로 가는 081번 마을버스가 정거장으로 왔기 때문이다. 미처 타지 못한 이들은 뒤이어 오는 075번, 077번 마을버스를 기다리면 됐다.
081번 버스를 타고 6~7분가량 이동하자 GTX-A 운정중앙역이 보였다.
버스는 지상 출입구가 아닌 아래 굴다리로 들어가 버스환승센터 스크린도어 앞에 정차했다. 하차한 승객들은 스크린도어 건너편 실내로 들어갔다. 그곳이 역사 지하 1층 대합실이었다.
"하차했더니 대합실"...혼잡 볼 수 없었던 '환승센터'
연계교통이 잘 구축돼도 환승시간이 오래 걸리면 효과는 반감된다. 촉각을 다투는 출근시간대에 특히 변수다.
GTX-A 운정중앙역은 환승의 '정석'이었다.
지상 1층·지하 9층 규모 운정중앙역의 지하 1층 대합실에는 버스환승센터가 구축돼 있다. 파주시 버스는 지상 1·2번 출입구 인근이 아닌 이곳에 정차한다. 승객들은 버스에서 내려 곧장 대합실을 통해 지하 9층 승강장으로 갈 수 있다.
아침 출근시간대 방문한 환승센터는 조용했다. 버스가 한 대씩 사선으로 보도블럭에 접근했다. 승객이 승하차한 뒤 체증 없이 굴다리 밖으로 빠져 나갔다.
파주시청에 따르면, 매일 출퇴근 시간대 운정중앙역에서 환승하는 버스 이용객은 평균 1만 명. 그럼에도 버스 간 동선이 엉키거나 승하차가 지연되는 장면은 볼 수 없었다.
이유는 버스 주차면의 '각도'에 있었다. 운정중앙역 환승센터는 일반적인 '평행주차면'이 아닌 '사선주차면'으로 설계됐다.
차체를 약간 꺾어 들어오는 사선주차면은 평행주차면보다 회전반경이 작다. 그만큼 도착 후 다시 출발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버스 회전율도 빨라진다. 승객 대기시간 역시 줄어든다.
운정중앙역 환승센터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재원을 마련해 지었고, 파주시 산하 파주도시관광공사에서 운영한다. 당초 LH에선 주차면을 평행으로 설계했으나, 시에서 사선으로 변경했다.
환승센터 내 버스 도착간격이 평균 77초인데 한 대당 대기시간은 82~103초인 점을 고려했을 때, 혼잡 방지를 위해선 도착·출발 시간을 상대적으로 줄이는 사선주차면이 적합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박대현 노선관리팀장은 "버스가 들어오는 시간을 따져 봤을 때, 출퇴근 시간에 대기시간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며 "이를 예방하려면 평행 주차보다는 사선 주차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선주차면에선 버스가 꺾어서 들어왔다가 바로 나갈 수 있다"며 "주민들이 환승하고, 버스가 출발하는 데 더 편리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파주 이용객 '만족'..."출퇴근 시간 절반 줄어"
빠른 이동시간과 함께 운정중앙역 연계교통·환승편의까지 갖춰지면서, GTX-A 파주시 이용객 만족도는 높은 분위기다.
11일 오전 7시 40분 운정중앙역 승강장에서 만난 이 모씨는 "운정신도시에서 버스를 타고 운정중앙역으로 왔다"며 "서울 을지로입구로 출근하는데, GTX-A 개통 전에는 왕복 3시간 반 정도 걸렸던 출퇴근 시간이 이제 2시간도 안 걸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덕분에 시간도 많아지고 잠도 좀 더 잘 수 있어서 체력적인 부담이나 스트레스가 덜 하다"고 반색했다.
한편, 올해 초 파주시에서 시민 261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1.2%가 GTX-A 이용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출퇴근 목적으로 GTX-A를 이용한다고 답한 비율은 44.8%인 971명이었다. 이 중 49.6%는 주 5회 이용한다고 답했으며, 주 7회 이상 이용도 10%가 넘었다.